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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Amour

sustine 2013. 3. 2. 21:54

 

 

더듬더듬, 기억을 만지며 걸어 간다.

누워 있다. 한 여자

한 남자의 손길이 불쑥 들어왔다 나가고

낯뜨거운 오후의 그림자

창문가에 누워 있다.

돌아 가지 못하고

여자를 지켜 본다.

 

피아노 소리를 보고 있다.

한 남자

그 자리에 주저 앉다 말고

비둘기와 대화를 나눈다

한 여자

움직임 없이 여자를 본다.

 

같은 시간 같은 마주침

부부의 연

함께 살아 간다.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워

시간의 결을 만지려

시도한다, 그들의 젊음을

 

다른 시간 다른 노력

삶이 조금씩 흔들린다

문 바깥에 사랑이 와있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한 여자, 한 남자

옷을 입고 외출 준비를 한다

 

돌아 나올 곳이 없는

사랑으로, 간격 속으로,

그 경계로

영원히 돌아선다.

 

도란도란 여자와 남자의

목소리가 문 근처에서 서성이다

사라진다.

 

봉인된다. 영원 같은 것.

소리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