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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관념







우리에게도 빛이 있다. 그와 나의 시간을 지우면 빛은 작정한 사람처럼 묘연해진다. 


순백한 색이 싫어지는 날들이 있다. 조율하는 일을 포기하는 순간이 있다. 간격이기를 인정할 수 없는 날이 있고 

이런 날들은 모두 거짓이다. 날것이다. 소리 없는 낙엽이다. 

아이러니가 역설을 품고 돌아오는 것처럼, 나는 그 쉼없는 발길질에서 정신을 가끔식 잃을 때가 있다. 

단어 자체를 돌아봄, 후회함, 반성함. 이 세가지를 빼고 나는 논의 될 수 없을 것이다. 

그 기억은 참담한 것이고 입밖으로 꺼내지길 기다린다. 설레면서 하반신이 뜨거워지는 경험과 흐물흐물해진 몸뚱아리와 마주하는 것.

계속해서 액체는 고여 있고, 몇 가닥의 물이 나오고 있을 뿐이다. 물은 더 이상 물이 아닌 것. 흐르는 물처럼 만날 수 없는 우리가 그 이유. 젤리처럼 무한히 늘어나는 덩어리를 보게 되면 반갑게 외칠 것. 끊어지지 않는 길이를 사랑할 것. 하수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체모, 휴지에 묻혀져 나오는 시간의 고요함을 몸에 새길 것. 


당신의 그림자를 잡아두기 위해 애무한다.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귓볼을 건드리고 입술 가까이에 키스.

가까워지는 건 끝내 우리가 아니다. 당신은 사랑하는 당신을 익히는 법을 알아가고 나는 나를 버리는 법을 되새김질한다.

멈출 수 있을까? 모르겠는 일을 안고 달려가본 적이 없다. 체념하기를 주문처럼 외운다. 그렇게 되질 못할 것을 안다.

안다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인식하고 있음을 체감하는 일은 중요하다.

당신은 당신을 모를 것이며 나는 당신을 안다. 반복하고 있다고 누가 말해주지? 나는 그를 모르는 사람처럼 사리지고 나타났다 반복한다.

이 행위가 관계를 명명한다. 

결을 품고 매시각 새로워지는 하늘과 사람. 낙엽처럼 당신을 안고 돌아오는 계절이 여기에 있다. 비가 내리고 떨어지는 잎에 뒷통수를 맞았다가 뒤를 보지 않고 묵묵히 땅을 보며 걸어가는 것. 찬란하다. 계절은 계절처럼 지워졌다 나타났다 뜨거워지다 식는다. 누구에게는 천천히… 누구에게는 빠르게… 누구에게는 아무도 모르게… 




가라앉는다. 가라앉는다고 믿는다. 이 믿음은 기억에서 유배된 이름이다. 

고요함을 잊어버렸다 다시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세상은 잃고 얻는 것이 아닐텐데 우리는 모든 반대의 수를 생각하다 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