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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불영사 가는 길




일하다가 찾게 된 불영사.. 조용한 절에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컸다. 

11월에 다녀왔다. 추워지기 전에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한창 예쁠 가을에 다녀오려고 했지만..

추워지고 나서야 다녀왔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별로 춥지 않았다.


혼자가기에 좋았지만 이 좋은 곳을 혼자 와서 느끼고 간다는 게 아쉬웠다.

평일이었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이 있었다. 40-50대의 남녀들이었다.

그리고 나와 경로가 같았던 외국인 여자 둘. 

이 둘도 나와 비슷하게 열심히 절을 했다.

울진 터미널로 나가는 불영사입구 버스정류장 앞에서  

이 둘 중 한명은 누워있었고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대화했다.

동남아시아 여자 둘이었는데.. 나중에 한 명의 남편이 차로 데리러 와 나 혼자 정류장에 남았다.








여러번 밟힌 단풍잎. 지금은 내 메모장 안에서 바래져있다.

한 차례 색이 빠져나가고 어떤 고유의 것이 각각 남겨졌다.







물길이 좋고 물소리가 좋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면 더할나위 없다.






나중엔 저 안에 혼자 남아 절을 했다. 몇 번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삼십분 정도 안에서 이 생각, 저생각하며 있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직은 가을. 따뜻한 햇살. 한 낮에는 모든 게 데워졌다. 








사찰음식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불영사는

많은 분들이 템플스테이로 와 수련중 인 것 같았다.







참 맑았던 물. 불영계곡을 따라 걷고 싶었지만 못걸었다.

다음엔 넉넉 잡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걸었음 좋겠다.







울진터미널에 도착해서 불영사를 어떻게 가야 하나 조금은 막막했다.

버스정류장은 찾았는데, 어떤 버스가 불영사를 가는질 몰라서 다행히도 앉아계신 할아버지한테 물어봤다.

할아버지도 잘 몰라서 한참을 나와 함께 버스 시간표를 들여다 보았다.










네이버가 정확히 알려줬다. 버스에 덕거리, 광비 써 있는 거 타면 된다. 

버스기사님한테 불영사 가는 지 물어보고 타면 확실!


나는 저 맨 오른쪽에 써 있는 걸 아주 늦게 발견했다.

할아버지가 가고 난 후.. ㅎㅎ

할아버지가 내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혼자 왔냐 해서 그렇다 하니깐 갑자기 화내시면서 나를 혼냈다.

여자 혼자 이런데 오는 거 아니라면서... 좀 걱정했는데 할아버지 덕분에 더 무서워졌다.

앞에 서 있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도 무서워 보이고..

할아버지는 내게 애인이랑 와야지 왜 혼자 왔냐고 하셨고, 몇 살인지도 물어봤다.

불영사 간다니깐 불교대학 나왔냐고도 물어보시고..

애인이랑 왜 안다니냐고 잔소리하시고..

마지막엔 손자 자랑. 귀여우신 할아버지였다.

자기 국민학교 시절 이야기도 해주시고..

불영사 아주 좋다고 말하셨다.

버스는 한 시간 기다렸고. 할아버지와는 이십분 정도 같이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왼편에 이렇게 불영사가 입구가 있다.

이 옆으로 내려가면.. 넓은 공터(주차장 등) 매표소가 보인다.



혼자보다는 둘이 좋을 여행을 상상했다.

그리운걸까. 그리웠을까.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 참 웃기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떠올리고 있었다. 어떤 날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