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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자부했다. 행복하다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들이었다고 고백하곤 했다.

 

 내가 쓰는 글자의 행렬들이 지겨워서 배움을 열망하던 날들.


 뜨겁고 지리멸렬했던 시간이 지나가면 꼭 남는 것은 '만약'이라는 또 다른 시간의 전제. 


 우리의 역사는 다시 쓰여지길 반복하고 그래왔듯 계절만이 곁에서 숨을 쉰다. 


 고백의 휘발성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너와 나의 견딤이다. 


 시작과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무덤 위에 쌓이는 꽃잎처럼 살아 있어도 죽은 너를 꺼내서 바람에 휘휘 날린다 


 짓밟히고 문드러져도 꽃이 펴서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상상하면서 


 어디에도 우리는 시작하지도 끝나지도 않은 채 영원히 감싸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