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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you to love me all night..

 

 

 

 

 

이번 주면 회사를 나온다. 어제 장인작품 박람회 전시가 끝났고, 원자력과 장인 전시를 보며 달려 온 하루하루가 허무해질 정도로 텅 빈 느낌이다. 속이 후련하지만 제대로 끝맺지 않아서 찝찝한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다.

 

 

전시가 끝나기 전날, 내게 좋은 조언을 해주던 실장님의 말 한마디가 마음 깊이 남아있다. 머릿속을 쾅쾅 울리던 그의 목소리에

나는 내 삶이 부끄러워서 제대로 그의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  

 

내가 가야할 길을 조리있게 말해주던 그는 나의 어느 일부분을 꿰뚫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의 무례함에 눈물이 났지만 이젠 익숙해 졌는지 몰라도 가끔 그의 말이 고마울 때가 있다. '김작가'라고 불러주던 목소리에 나는 괜히 힘이 나고 위로를 받았던 그 때.

 

모든 게 농담처럼, 바람처럼, 오래도록 내 곁에서 머물던 뼈 있는 말. 부끄러운 나의 자존심..

 

회식 자리에서 어느정도 술이 들어가 기분이 좋아진 그는 평소에는 잘 짓지 않는 표정까지 보여주며

자신의 꿈을 시끄럽게, 때로는 소곤거리며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연신 떠들어대던 그가 자존심이라는 단어를 말하였을 때 나는 울컥거리는 심장을 잠시 쥐고 있어야 했다. 부끄럽다의 정신. 자존심..

 

항상 아이디어가 넘치는,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를 선별해 낼 줄 아는 사람이다. 내가 본 그는.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그의 연설은 설교로 들리지 않았고 그저 내게 위안이 되는 가슴 깊이 설레는 이야기였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참 다행이었고. 막 적응이 되던 단계에서 그만둬야하는 지금이 아쉽다.

하지만 결정한 것을 번복하지 않고 싶다. 10월이 지나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지금의 우선순위는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나는 결정을 내렸다.

 

회식 자리가 끝나자마자 그가 보내 온 메시지로 인해 나는 마음이 흔들렸고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라는

후회 아닌 후회가 시작되었다.

 

소중한 인연을 안일한 마음으로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 고민이 되었지만

변함이 없다는 메시지로 답을 했다.

 

나를 응원해주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던 그에게 고맙다.

 

우리 인연은 해가 반짝이고 맑은 날이 아닌 비가 쏟아지는 검은 하늘의 풍경과 더 닮아 있다.

바람과 천둥 소리가 요란하던 날들.

 

잊지 않고 계획한 대로 살기로 한다. 꿈이 아닌, 상상이 아닌, 실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