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청춘
그늘의 힘, 축 늘어진 하늘, 축축한 공기, 젖은 땅, 건조한 살결, 너의 그늘, '너'를 찾으러 가다 그 곳에는 김애란의 문체, 시적인 서사로 밤하늘을 가득 메우다 그녀의 그늘에서는 무엇하나 생명이 아닌 생명이 없다 그 소리, 그 빛, 그 냄새, 그 자리, 그 속도, 그 호흡, 그 시선, 그 말 없음의 말, 행위 이전의 서사 이국의 신처럼 여러 개의 팔을 뻗은 채, 두 눈을 감고ㅡ 그것은 동쪽으로 누웠다 서쪽으로 휘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포식자를 피하는 물고기 떼처럼 쏴아아 움직였다. 천개의 잎사귀는 천 개의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천개의 방향은 한 개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살아남는 것. 나무답게 번식하고 나무답게 죽는 것. 어떻게 죽는 것이 나무다운 삶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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