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소리쳐도 이야기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다 안다 - 어쨌든 이윤기 선생의 여러 말씀 중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것 중에는 시장 아줌마들이 주고 받는 일상의 대화가 소설가들의 문장보다는 백배는 낫다는 말씀도 있었다. 선생이 시장에서 훔쳐 들은 바에 따르면, 어떤 집의 아들이 자살하자 아줌마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가 세상이 텅 비어 보였는갑다" 그러면서 선생은 책상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는 소설가들의 대사들은 이런 식이라며 예로 들었다. "그 아이가 삶의 허무를 견딜 수 없었나봐요" 라거나 "그 집 아들이 절망에 빠져 더 이상 살기 싫었나봐요" 라거나. 나야말로 선생이 말한 그런 지루한 대사를 남발하는 사람이어서 그 말씀을 듣는데 속이 뜨끔했다. 그 말씀 덕분에 나는 문학적 표현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문학적 표현이란 진부한 말들을 ..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