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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그 자체를 인정할 수 있다면 현실 유리. 사랑하는 사람이 현실과 마주하여 느끼는 부재의 감정이나 현실감의 상실. "나는 전화를 기다린다. 이 기다림은 여느 때보다도 더 나를 불안하게 한다. 뭔가를 해보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방안을 왔다갔다해 본다. 그 친숙함이 보통 때는 나를 위로해 주는 갖가지 물건들, 회색 지붕, 도시의 소음, 이 모든 것이 무기력해 보이고, 분리되고, 황량한 별자리처럼, 마치 인간이 한번도 산 적이 없는 자연처럼 얼어붙어 보인다." "좋아하는 화가의 화첩을 뒤적거린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 몰두할 수 없다. 그림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 이미지들은 차디차 나를 권태롭게 한다." 얼어붙은 세상, 채워지지 않는다. 채워지지 않음으로써 다시 나로, 나임을 증명한다. 더보기
소소한 술집, 홍대 와인 마시고 싶다. 나무 많고, 풀냄새, 흙냄새 진한 곳에서 푹신한 의자에 앉아 좋은 음악이 흘러 나오고 좋은 사람과 함께 신맛은 좀 적은, 드라이한 와인 마시면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시간 생각하지 않으면서. 몸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음악. 향.. 조용히 생각하고 싶다. 글도 끄적이면서. 한 자리에서 한 사람과..온기를 나누고 싶다. 오래도록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서로에게 남고 싶다. 그립다. 더보기
마드리드, 스페인 오전 아홉시에서 열시쯤..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을 향하는 발걸음. 그 전에 역 안에 있는 식물원을 보러 가겠다고 물어 물어 가던 길.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은 하루의 시작이 늦다. 평일에도 밤 늦게까지 논다. 식당 문도 오후 1시? 정도 되어야 문을 여는 것 같다. 이 날 하늘을 보고.. 마음이 들떴었다. 코끝이 차가웠지만 해를 보고 힘이 났다. 따뜻했다. 미술관에서 한 번 더 마음이 데워졌다. 고마운 작품들.. 요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병이 걸려도 잘 낫지 않고 오래도록 날 힘들게한다. 지친다. 스페인에서도 많이 아팠었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