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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유난히 까치가 우는 아침이면 기분이 좋았다. 늘 지나다니던 출근길에서 까마귀의 큰 소리가 들리면 그 날 하루는 너무 별로 일 것 같았다. 지금은 일요일이 끝나가는 밤 열 시. 오늘은 님포매니악2를 보고 왔다. 오랜만에 광화문 씨네큐브에 갔는데 흥국생명 빌딩 앞에 경찰버스와 경찰들이 있었고 정문은 폐쇄한 상태였다. 처음으로 후문이 있는 곳으로 가보았고, 영화 시작 한시간 반 전에 도착해 표를 샀다. 맨 앞자리 빼고는 거의 다 매진이었지만, 겨우 뒤에서 세번 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님포매니악1 보다 2가 괜찮다고들 했던터라, 조금 기대를 하고 갔다. 기대 이상으로 내 취향에 딱 맞았다. 조금 더 아픔이 느껴졌지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정말 좋다. 감독의 가치관과 맞는다고 할까. 빛을 사랑하고, 자.. 더보기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기. 6월 6일. 그에게서 싸이월드 쪽지가 왔다. 나는 그 쪽지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쪽지가 온 새벽 시각을 보고, 특별할 것 없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단지 조금 심심해서 내가 생각난 것이라고.나를 다독였다. 그래도 쉽사리 내 마음은 진정되지 못했다. 그의 자취방에서 그의 냄새가 나는 옷을 뒤집어쓰고 그의 침대를 뒹굴었던 날. 맛있는 피자 한판을 함께 다 비운 날.그의 눈을 쓰다듬었던 날. 자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잠에서 뒤척이던 살결의 떨림을 지켜보던 날. 헤어지자고 한 그의 말을 듣고 한 아름에 그의 집앞으로 달려갔던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수업 시간에 맞춰 이른 오전에 나간 그의 뒷모습을 상상하며 그의 방에 혼자 남아 쓰던 편지. 혼자 집으로 돌아가던 택시 안에서, 아무것도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