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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거울 속에서 연재39. 이별의 거울 속에서. 이광호 "이별의 거울 속에 우리는 서로를 바꾸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면 떠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입니다." -이성복 「이별1』 그들 사랑의 역사에서 수없이 사소한 이별들이 반복되었다. 그 이별의 순간들마다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 시간들이 검은 구멍처럼 그들을 집어 삼켰으나, 실낱 같은 재회의 예감은 언제나 그들에게 붙어 다녔고, 그 뿌리칠 수 없는 예감이 그들을 오히려 힘들게 만들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거라는 절망감보다는, 이 사랑 때문에 조금 더 많은 괴로움이 남아있을 거라는 어두운 예감이 더욱 무거웠다. 이별은 단 한 번의 칼끝으로 우리의 숨을 거두어가지 않기 때문에 잔인하다. 그들의 하루하루는 이별의 흉내였으며, 최종적인 이별에 대한 기다림 같은 것이었다... 더보기
Lights will guide you home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니 그러므로 네게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둠이 얼마나 더하겠느냐"(「마태복음」6장 21-23절 ) 더보기
첫만남 내가 당신에 대해 처음 듣고, 당신을 처음 본 바로 그 순간을 마치 오늘처럼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어떻게 제가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때 비로소 저에게 세상이 시작되었는데요.-슈테판 츠바이크 p.93. 고등학교 3학년, 열 아홉의 가을. 9월, 가을의 시작이었다.폭풍처럼 몰아치는 시간을 보낸 바로 직후였다.끊임없이 찾아오는 충동으로 나를 억누를 수가 없어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철거에정인 주택들을 지켜보면서, 스러져 있는 풀밭들 옆을 지나쳐 오면서신호등 두 개를 건너고,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한없이 앉아있는 나를 지켜보던 기억.차도 옆에 서 있던 가로등에 불이 켜지기 까지의 그 시간. 나를 무심히 밟고 지나가던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원망.계속해서 무너지고 작.. 더보기